WORKS
나의 작업은 ‘강박의 해소’에서 출발한다.
회화를 시작할 때마다 표면을 완벽하게 매끄럽게 만들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애써 바른 젯소를 다시 갈아내는 모순적 행위를 반복하면서, 고르지 못한 바탕에서는 붓질조차 이어갈 수 없었던 경험이 작업의 동기가 되었다.
이후 나는 그 강박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작업 속으로 끌어들였다.
패널 위에 색을 겹겹이 쌓아 올리고, 사포·그라인더·커터칼로 갈아내며 흔적을 남긴다.
물감이 쌓이고 지워지는 과정 속에서 표면은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하고, 그 결과물은 구체적 형상이 아닌 추상적인 흔적으로 드러난다.
단순한 자국을 넘어 시간과 몸의 움직임, 감각의 기록이 된다.
Flat
100 × 100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대표 시리즈 <FLAT>은 수많은 물감 층으로 이루어진 이 작업은 나의 강박과 결점을 드러내듯 거친 표면을 남긴다.
그러나 사포질을 거치며 매끄러운 질감으로 전환되고, 갈려나간 자리에서 숨겨져 있던 색들이 불규칙하게 드러난다.
이는 나의 움직임이자 강박의 흔적이며, 정신과 몸의 리듬이 시각화된 결과이다.
Flat
100 × 100cm
Acrylic on Panel
Sanding
2025
Flat
100 × 100cm
Acrylic on Panel
Water-based Paint
Sanding
2025
FLAT
45.5 × 37.9cm
Acrylic on Panel
Sanding
2025
FLAT
34.8 × 27.3cm
Acrylic on Panel
Sanding
2025
동래고을
100 × 100cm
Newspapers on Panel
Sanding
2025
REGENSBRUG
100 × 100cm
Newspapers on Panel
Sanding
2025
금정소식
100 × 100cm
Newspapers on Panel
Sanding
2025
UNTITLED
23.5 × 80cm
Acrylic on Panel
Water-based Paint
2025
NO PLAN
19 × 51.5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시리즈는 겹겹이 쌓은 물감 층 위에 전동 그라인더로 선을 긋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고속 회전으로 인해 세밀한 조절이 어려운 그라인더는 의도와 달리 불규칙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반듯한 선을 긋고자 하는 의도와 흩어지는 결과가 충돌하며, 그 사이에서 나는 강박 속의 또 다른 자유를 발견한다.
NO PLAN
33.4 × 24.2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30 × 30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31.8 × 31.8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30 × 30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35 × 22.5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NO PLAN
25.8 × 17.9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5
INSTRUMENTAL
40 × 40 × 60cm
Acrylic on Cuboid
Utility Knife, Electric Grinding
2025
<INSTRUMENTAL>은 나의 강박을 가장 직접적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일정한 두께의 선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히 조각되어 파여 있으며, 그 과정은 통제된 반복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색의 레이어가 겹쳐 있다.
칼로 파낸 선의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색들이 교차하며 예상할 수 없는 혼란과 깊이를 만들어낸다.
기계적인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이 불규칙한 색의 혼재는,
완벽을 향한 강박과 그로부터 비롯된 불안이 동시에 공존하는 나의 작업 방식 그 자체를 보여준다.
〈Imposter Syndrome〉 시리즈는 완벽함에 대한 갈망과 그로 인한 불안을 탐구한다.
매끄러운 표면 아래 감춰진 흔적과 얼룩들은 숨기려던 불안을 드러내며,
반복적인 덮어쓰기와 갈아내기의 과정 속에서 완벽을 향한 욕망은 오히려 상처 같은 형상을 남긴다.
이 작업은 인간이 완벽을 추구하며 마주하는 불안과 모순을 시각화한 것이다.
Imposter Syndrome - Gray
90.9 × 72.7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4
Imposter Syndrome - Brown
90.9 × 72.7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4
Imposter Syndrome - Red
90.9 × 72.7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4
Imposter Syndrome - Blue
90.9 × 72.7cm
Acrylic on Panel
Electric Grinding
2024
UNTITLED
145.5 × 112.1cm
Acrylic on Panel
Sanding
2024
UNTITLED
116.8 × 72.7cm
Acrylic on Panel
Sanding
2024
나에게 추상은 닫힌 결과가 아니라 열린 과정이다.
작품은 완성의 순간 멈추지 않고, 관객과의 만남 속에서 다시 움직인다.
그 안에서 예기치 못한 해석과 새로운 감각이 스며들며 의미는 확장된다.
작품은 나로부터 벗어나 관객의 경험과 얽히며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간다.
결국 나의 작업은 강박을 드러내고 해소하는 개인적 행위에서 출발하지만,
타인의 해석과 감응을 통해 대화로 이어진다.
그 열린 과정 속에서 나는 예술과 삶, 그리고 나와 타인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BEGINNING
72.7 × 60.6cm
Acrylic on Canvas
Electric Grinding
2022